Q1. ‘경추 후종인대 골화증’. 질환명이 다소 어렵고 낯선데요. 어떤 질환입니까?

용어가 어렵게 느껴지실 텐데요. 그런데 낱말을 뜯어서 보시면 어떤 질환인지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후종’은 말 그대로, 척추의 뒤쪽에 위치한 인대가 ‘골화현상’을 겪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풀어서 설명하면, 고무줄처럼 탄력이 있어야 할 인대가 뼈처럼 단단하게 굳고 두꺼워져서 신경을 누르는 걸 뜻하는데요. 목 뒤쪽 척추에 이런 인대 골화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경추 후종인대 골화증이라고 합니다.

Q2. 그러니까, 척추 뒤에 위치한 인대가 단단하게 굳고 두꺼워지는 질환을 경추 후종인대 골화증이라고 한단 말씀이시죠? 

네. 많은 분들이 인대가 두꺼워지는 게 뭐가 문제냐고 묻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요. 우리 몸은 모든 구성인자들이 제 각각으로 위치하지만 서로 간에 균형과 질서를 완벽하게 유지하는 첨단 유기체입니다. 뼈나 인대, 관절 같은 곳도 마찬가지인데요. 인대는 고무줄처럼 탄력적이고 신축성이 뛰어날수록 척추 뼈가 어긋나지 않도록 잡아주고 신경도 튼튼하게 보호해줄 수 있습니다. 이런 인대가 탄력을 잃으면 척추와 신경에 고스란히 충격이 전달되기 쉬운 것이죠.

Q3. 인대의 탄력 유지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말씀이시네요?

그렇습니다. 목은 뇌에서 보내는 모든 신호를 몸 전체로 전달해주고 또, 몸의 모든 정보를 뇌로 보내는 정거장 역할을 하는 중요한 부위입니다. 또 볼링공과 유사한 머리의 무게를 가느다란 모습으로 유지해야 하는 고생도 하는데요. 가느다란 목을 통과하는 신경들도 뇌에 비해서 가늘고 좁은 통로를 지나게 되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목을 구성하고 있는 척추 뼈에 바로 붙어있는 후종인대에 석회가 많이 침착되어 굵어지고 딱딱해지면 신경의 흐름을 방해하게 되어 병이 생기게 됩니다.

Q4. 신경의 흐름을 방해받게 되면 우리 몸에 어떤 문제가 발생하나요? 후종인대 골화증 증상이 궁금합니다.

후종인대 골화증은 경미할 때는 증상이 전혀 없는데요. 그 때문에 초기진단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통을 호소하면서 병원을 찾은 분들은 이미 상당히 증상이 진행된 경우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목 디스크나 경추협착증처럼 목을 움직이는데 뻐근하거나 큰 불편함이 느껴지기도 하고요. 양쪽 어깨 죽지가 늘 아프고 무겁고 등 상부 중심에 담이 결린 듯 자주 아립니다. 오후가 되면 뒷머리가 아프고 눈도 피곤하고, 어떤 때는 눈이 빠질 듯이 심하게 아플 경우도 있는데요. 심한 경우에는 손발이 저리기도 하고 보행 장애, 사지마비 등으로 악화될 수도 있습니다.

Q5. 어떤 병이든 발병원인을 알면 치료하기가 쉬울 텐데요. 경추 후종인대 골화증의 정확한 발병원인은 무엇입니까?

사실 발병원인도 아직 불분명한데요. 일본(2~4%)과 동아시아(0.8~3%)에서 주로 발생하고 가족 간 발병률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거든요. 따라서 유전적·인종적인 요소가 많이 작용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또 평소에 뚜렷한 증상이 없이 잘 지내다가 간단한 접촉사고 같은 외상을 계기로 증상이 갑작스럽게 나타날 수도 있고요. 당뇨병, 비만, 면역질환, 강직성척추염 같은 다른 질환의 영향으로 발병한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Q6. 앞서 얘기하신 증상을 보면 목 디스크와 비슷해 보이는데요?

증상은 비슷해 보이지만, 일반적으로 목 디스크의 경우에는 증상을 야기하는 심한 경우라도 대개 한 마디 정도가 많고 수술시간도 대개 4-50분 안에 간단히 끝내고 쉽게 회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경추 후종인대 골화증은 많은 경우에서 목신경의 뿌리에 해당하는 가장 굵은 경추 척수 신경 자체에 손상을 입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미 어느 정도 돌이킬 수 없는 마비 상태가 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서 증상도 좀 더 심하고 수술도 훨씬 어렵고 후유증도 많습니다.

Q7. 앞서 최악의 경우 사지마비가 올 수 있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이게 과장이 아니네요?

그렇습니다. 하지만 적정한 시기에 잘 발견되어 수술하면 좋은 결과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술 전에 이미 마비가 심한 경우라면 어느 정도의 장애는 남게 됩니다.
수술은 목 디스크와 비교해서 설명해 드리면요, 일반적으로 목 디스크는 전신 마취한 상태에서 앞에서부터 뒤까지 전부 제거하고 인공디스크나 기타 인공보형물을 삽입하는데요. 경추 후종인대 골화증은 디스크를 전부 제거하고 척수 신경과 디스크 사이에 뼈처럼 딱딱하게 굳어진 후종인대를 추가로 더 제거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후종인대는 말랑말랑한 디스크와는 달리 뼈처럼 딱딱해져 있어서 제거도 어렵고 바로 아래에 있는 신경에 손상을 주기도 쉽습니다. 자칫하면 치명적인 후유증을 남길 수 있어 특히 주의가 요하는 수술입니다.

Q8. 초기진단은 물론 수술 역시 어렵다고 얘길 하니까, 환자 입장에서는 무섭고 걱정이 되는데요. 혹 내가 경추 후종인대 골화증인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평소 두통이 잦은 분들이나 어깨 죽지가 무겁게 느껴지고 눈도 자주 피고하신 분들은 전문병원에서 엑스레이를 찍어보시는 게 좋습니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CT나 자기공명영상(MRI)를 촬영해보는 것이 좋은데요. 특히 살짝 넘어지거나 다친 이후로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힘차게 걷는 것이 좀 이상하게 잘 되지 않는 경우에도 목 검사를 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후종인대 골화증이 있는 경우에는 경미한 경추부 타격으로도 신경 손상을 초래하여 하지에 힘이 떨어져 보행이 장애가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입니다.

Q9. 보행 장애는 물론 마비까지 초래할 수 있는 심각한 질환이니만큼, 그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평소 조심하거나 유의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면 알려주시죠.

목을 별도로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척추전체를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한데요. 실제 진료실에서도 목과 허리에 동시에 문제를 지닌 환자들이 많아요. 척추는 우리 몸의 축을 담당하는 만큼 하루 종일 사용하고 난 다음 수면을 통해 척추 스스로 피로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국 올바른 수면, 숙면이 중요하다는 얘기인데요. 너무 높은 베개는 피하시고 규칙적인 수면습관과 반듯하게 누워서 숙면을 취하려는 노력이 필요하겠습니다. 또 평소에 엎드려서 주무시거나 누워서 TV보시는 분들, 소파에서 나쁜 자세로 생활하시는 분들은 질환에 걸리기 쉽습니다. 일상생활에서도 바른 자세를 유지하시고요. 무리한 운동보다는 수시로 스트레칭하면서 피로를 풀어주는 습관을 가지시는 것이 좋겠습니다.